닥터컬럼
event_available 17.11.24 17:4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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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목동점

자꾸 토하는 아이, 허약아일까? 문제행동일까?

location_on지점명 : 목동점

본문

유치원을 다니는 수빈(만 5세)는 유독 구토를 많이 한다. 갓난아기였을 때에도 위식도 역류가 있어 시도 때도 없이 젖을 게워 냈었다. 이유식과 유아식을 하면서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감기에 걸려 기침이 심하거나 장염을 앓게 되면 여지없이 구토를 했다. 평소 입도 짧아 음식도 많이 가리고 먹는 양도 적은 편인데, 그것마저 잘 토해내니 엄마로서 참 갑갑할 따름이다. 더구나 아플 때만 토하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떼를 쓰고 울고불고 할 때에도 바닥에 토를 하는 것이다. 엄마는 수빈이가 자꾸 토하는 것이, 소화기가 좋지 않아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일종의 문제행동인지 갈피를 못 잡겠다.  
 
구토 잦은 아이, 선천적인 소화기계 허약아  
갓난아기였을 때부터 워낙 젖을 잘 게워낸 걸로 보아 수빈이는 선천적으로 비위(脾胃) 기능이 떨어지는 소화기계 허약아일 확률이 높다. 보통 소화기계 허약아의 특징은, 편식이 심하고 구역질이나 구토를 잘 하고 잘 체하는 편이다. 평소 배앓이도 잦아 배가 아프다는 소리를 자주 한다. 밥을 잘 먹지 않아 체중도 잘 늘지 않으며 몸이 마르고 팔다리에 힘이 없는 편이다. 배에 가스도 자주 차고 방귀나 똥 냄새가 고약하며 설사나 변비도 잦다. 
 
수빈이를 진료한 결과 구역질, 구토, 편식, 잦은 배앓이, 변비에 식욕부진과 성장부진 등 거의 전형적인 소화기계 허약아의 증상을 보이고 있었다. 문제는 떼를 쓰고 울고불고 할 때의 구토인데, 이는 구토를 할 때마다 엄마가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고 관심과 애정을 쏟는다고 생각한 데에서 기인한 것이다. 즉, 선천적인 소화기계 허약아의 증세에다 자신의 약점을 내세워 엄마의 관심과 애정을 받고 싶은 아이의 문제행동이 함께 나타나는 것이다.    
 
비위 기능 북돋워야 식욕과 성장을 따라잡는다  
아이누리한의원 목동점 강문여 원장은, “선천적으로 비위 기능이 허약한 아이는 소화나 영양 흡수 면에서 문제가 되어 입맛을 잃는 경우가 많다”며 “비위(脾胃) 기능이 좋아야 밥도 잘 먹고 이것을 바탕으로 몸의 기혈. 진액 등이 충실해져 성장발달도 좋아진다”고 말한다. 
 
만약 아이가 위의 소화기계 허약아 증상 중 5가지 이상 해당된다면 진료를 통해 비위의 기운을 북돋우고 소화기계의 기능을 높여주어야 한다. 입맛에도 문제가 있고, 구토나 설사 등으로 소화 흡수 기능에도 문제가 있다면, 이것은 아이의 성장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실제로 성장부진으로 한의원을 내원한 아이들 중 60% 이상은 식욕부진을 동반하고 있다. 특히 가을은 천고마비의 계절로, 입맛이 살아나고 영양을 비축해두면서 다가올 겨울을 대비하는 계절이다. 만약 이 시기에 아이의 비위 기능을 다져두지 못한다면, 장염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늦가을, 겨울에 잦은 배앓이나 장염 등으로 고생하고, 신체 전반의 기력이나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잔병치레를 할 수 있다.    
 
강문여 원장은 “한방에서는 비위가 허약한 아이에게는 백출이나 인삼 등을 주로 처방하고, 자기의 양보다 조금만 많이 먹어도 탈이 나는 아이에게는 원활한 소화흡수 기능을 보강해주는 백출, 후박과 지실과 같은 약재를 처방한다”며 이와 더불어 일상에서 아이가 섭취하는 음식물과 돌보기에도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한다.   
 
소화 돕는 음식, 따뜻하게 적정량씩 먹이기  
동의보감에는 아이를 잘 기르기 위한 지침으로 ‘양자십법(養子十法)’이라는 것이 있다. 그중 ‘배를 따뜻하게 한다’와 ‘비위를 따뜻하게 한다’는 말이 있는데, 비위가 허약해 소화기능이 떨어지는 아이에게 적용하면 좋다. 
 
평소  소화에 지장을 주는 음식을 피하고 적당량을 일정한 시간에 따뜻한 온도로 먹이는 것이 좋다. 아이가 식욕부진일 때는 엄마는 아이에게 밥 대신에 다른 것이라도 많이 먹으라며 이것저것 군것질이나 간식 등을 주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오히려 아이의 밥에 대한 적응력이나 끼니 때 입맛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간식보다는 주식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 맵고 짠 음식, 너무 기름지거나 딱딱한 음식, 과식, 야식 등도 멀리하고, 적절한 신체놀이 활동을 통해 소화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찬 음식을 자주 먹이면 소화기능이 더 떨어지므로 주의한다. 유산균제를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tip 소화를 돕고 비위를 튼튼하게!
1 찹쌀죽 | 찹쌀은 성질이 따뜻하고 소화가 쉬워 죽으로 만들어 먹이면 아이의 소화기를 튼튼하게 해주는 데 도움이 된다. 
2 구기자차 | 대추와 구기자에 물을 적당히 붓고 진하게 우러날 때까지 달인다. 구기자는 위와 장을 튼튼하게 한다. 
3 마죽 | 마는 독성이 없고 위장을 편하게 만든다. 쌀가루로 흰죽을 쑤다가 죽이 끓으면 마가루를 넣고 5분간 더 끓인다. 
4 구운 밤 | 식사 중 간식으로 구운 밤을 5알 정도 먹인다. 비위가 허약하고 오랫동안 설사를 하는 아이들에게 도움이 된다.